그리워지는 계절, 가을


우리는 사람이 사람을 만나 사랑하게 되는
일을 인연이라는 공식에 자주 적용하곤 합니다.

지상의 만남에서 헤어짐까지 그 모든 것을
인연이라 여기며 한때 아름다웠습니다.

이별로 시들어 버리는 사람들은
그 이별까지도 인연의 탓으로 돌리곤 하지요.

하지만 그들은 헤어지는 순간까지도
모르고 있었던 것입니다.

사랑의 정답은 인연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인연을 필연으로 만드는 정성이라는 것을...


그리워지는 계절, 가을입니다.

가을 하늘빛이 내 마음까지 푸르게 만들고
불어오는 바람이 느낌마져 달라지고 있습니다.

어느새 고독이 마음의 의자에 앉아
심심한 듯 덫을 놓고 나를 꼬드기고 있습니다.

길가에 가냘프게 피어오른 코스모스들이
그리움 얼마나 가득한지 몸을 간드러지게
흔들어대는 모양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가을이 내 마음을 불러내고 있습니다
고독이 가슴에 안겨와 그리워지는 계절입니다.

코스모스가 나에게 살짝 "사랑하라"고 말합니다.
가을엔 왠지 사랑에 깊이 빠져 들고 싶어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