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은
사랑하는 것인 줄 알았습니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어도
마음과 마음 하나만 있으면
충분한 것인 줄 알았습니다.
사랑은 바다처럼 넓고 넓어
채워도 채워도 목이 마르고
주고 또. 퍼 주어도 모자라고
받고 또 받아도 모자랍디다.
사랑을 시작하기만 하면은
끝은 없는 줄로 알았습니다.
마음에 차곡차곡 쌓아 놓고
가슴에 소복소복 모아 놓고
간직하면 좋은 줄 알았습니다.
쌓아 놓고. 모아 놓고 보니
병이 듭디다. 상처가 납디다.
달아날까 봐. 없어질까 봐.
꼭꼭 쌓아 놓았더니. 시들고
기력이 없어 죽어 갑디다.
때로는 문을 열어 바람도 주고
때로는 흘려보내 물기도 주고
때로는 자유롭게 놀려도 주고
가슴을 비우듯 보내주기도 하고
영혼을 잃은 듯 놓아 주기도 하고
죽을 만큼 아파도 봐야 한답디다.
모아둔 만큼 퍼내야 하고.
쌓아둔 만큼 내주어야 하고.
아플 만큼 아파야 한단 걸.
수 없이 이별 연습을 하고
난 후에야 알 수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일은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인 줄 알았는데.
사랑하는 일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었습니다,